전국연합노동조합연맹은 대한항공조종사노조 등 양대 국적항공사노조의 총파업과 관련 정부와 정치권에서 제기되고 있는 필수공익사업 추가지정을 추진하려는 시대착오적 발상에 분노와 우려를 금할 수 없으며 이 같은 정부의 발상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ILO(국제노동기구)의 필수공익사업 축소권고가 있는 상황에서 양 항공사의 파업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던 정부와 정치권이 항공산업의 필수공익사업장 추가지정을 제기한 것은 실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정부는 항공사 양대 노조에서 파업이란 수단을 동원하기까지 중노위의 행정지도에만 의존하며 이렇다 할 대안을 한 차례도 내놓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만 떠넘기며 필수공익사업 지정이라는 극약처방으로 땜질하려는 것은 현정부가 책임 있는 노동정책을 외면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또한 노동조합의 권리행위를 마녀사냥 격으로 언론을 동원 여론을 확산시킨 후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하려는 의도는 기업의 편의만 드는 것이지 노동자의 기본권리는 아랑곳하지 않는 근시안적 발상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불법파업은 정부의 단호한 조치로도 대응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의 파업권을 박탈하려는 방안은 사용자의 무성의한 태도를 촉발하여 노사관계를 더욱 경직시키고 나아가 해당노동조합의 불법파업욕구만 부채질하게 될 것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할 것이다.
김대중 정권은 집권 이후 경제위기 돌파라는 기치를 내건 구조조정 정책에서 협상과 평화적 해결을 강조하면서도 오직 노동자와 노동조합에는 희생강요와 폭력으로 일관하여 왔다. 경제위기의 책임은 노동자의 파업이 아니라 오히려 정경유착을 핵심으로 하는 관치금융 체제, 대기업 중심의 경제질서, 정권과 자본의 비뚤어진 가치관과 도덕성이 바로 경제위기의 주범인 것이다. 이제 정부와 사용자는 말로만 노사협력을 부르짖지 말고 공정한 중재자로, 노사관계의 진정한 동반자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사용자의 편을 들어 여론을 호도하고 국가신인도와 경쟁력을 운운하며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인 파업에 제동을 거는 필수공익사업 추가지정 발상 이전에 사용자의 성실한 교섭을 강제하는 제도를 모색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는 정부가 ILO의 권고사항을 적극 검토 수용하여야 함에도 비민주적인 필수공익사업 추가지정을 제기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한국노총을 비롯한 전 노동자 조직의 폭발적인 투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경고하며 이 같은 논의를 즉각 중지할 것을 거듭 촉구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