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 노력이 벽에 부딪혔다. 노사정위원회를 통한 비정규직법 후속대책과
고용보험기금 제도 개선이 재계와 정부의 반대로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 노사정위원회 본회의 소집과 노사정 최고위급 회담, 국회
차원의 입법활동 등 8월말을 최종시한으로 정한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백헌기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21일 "최대한 협상을 하되 진척이 안 된다면 9월초 회원조합 대표자회의와 함께 한국노총 하반기투쟁 선포식을 개최, 대사용자 대정부
규탄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한국노총이 목표로 하고 있는 비정규직 후속대책과 고용보험 제도개선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다.
"사측과 정부 반대가 만만치 않다. 또 대선으로 인해 법안을 다룰 국회의 역할 역시 큰 기대를 갖을 수 없는
조건이다. 하지만 한국노총은 오히려 이번 대선국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비정규직법의 후속대책마련과 고용보험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정책연대 또한 이것을 관철시키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 노사정위를 통한 사회적 대화가 안풀리는 이유가 뭔가.
"노사정위원회 5개 의제
중 비정규직법후속대책위원회와 고용보험제도발전위원회가 포함돼 있다. 공공, 자동차 등 업종별협의회 구성도 커다란 이슈다. 현재
비정규직법의 경우 경총 반대로 의제 설정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고용보험의 경우 노동부의 반대로 기금운영위 설치 문제가 답보상태에
놓여 있다. 현재 노사정위원장이 공석인 상태인데 노사정위원장이 임명 되는대로 노사정최고위급 회동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 같은 사회적
대화 노력이 사용자와 정부의 무조건적인 반대에 부딪치게 되면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한국노총은 최대한 협상을 하되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9월초 한국노총 하반기 투쟁 선포식을 열어 대사용자 대정부 규탄투쟁과 같은 실력행사에 나설 것이다."
- 하반기엔 대통령 선거가 본격화된다. 한국노총은 정책연대를 추진하고 있는데 비정규직법, 고용보험기금 등의
현안들을 어떻게 연계시켜 나가려 하나.
"8월말까지 핵심 정책과제를 중심으로 대선정책 요구집을 완성하고 각 당
후보들에게 보내 수용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정책요구집에는 비정규직의 편법 남용 규제 및 차별해소 방안과 비정규직보호법에 대한
보완대책이 포함돼 있다. 또 정부주도형 고용보험제도를 노사주도형 체계로 개편하기 위한 정책요구를 할 예정이다. 정책연대가 현안문제를
해결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 정책연대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정책연대 성사의 핵심사안인 조합원 명부가 8월16일
현재 32%정도 확보됐고, 2차 확보기한인 8월말이 되면 50%정도 확보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단위노조 대표자워크숍을
진행하고,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직접 현장순회를 하면서 명부확보를 적극적으로 독려해 나갈 것이다. 9월15일 조합원 명부 최종제출
시한에 100%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역본부와 산별연맹에 정책연대 실천단을 구성하여 적극적으로 활동해 나갈 것이다. 또
정책TFT팀을 구성해 정책요구집을 8월말까지 완성하고, 후보들의 정책공약을 평가할 평가지표도 개발 중에 있다. 전반적으로 정책연대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 단위노조가 조합원 명부를 제출하지 않는 이유 중에 개인정보 유출 우려와 정책연대에 대한 불신이 있다.
"최근 지역 또는 산별차원에서 특정후보와 정책간담회를 하려는 것을 금지토록 했다. 20일 공문을 보내
지역차원의 독자적 정치활동을 불허한 것이다. 모든 정책간담회는 한국노총 중앙으로 일원화시켰다. 산별 또는 지역의 개별적인 정치활동은
결국 정책연대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책연대를 힘있게 추진하기 위해 산별과 지역본부 의장을 포함해 한국노총 지도부가
보유했던 당적·당직을 정리했다. 현장 단위까지 정책연대 방침이 내려가지 못한 것은 아직까지 홍보가 덜 됐기 때문으로 본다. 단위노조
대표자 워크숍을 8월말까지 계속 진행하면서 지역의 분위기를 제고시킬 것이다. 또 9월5일부터 이용득 위원장이 현장대장정을 진행하면서
조합원을 상대로 정책연대에 대한 설명을 계속할 것이다. 명부 확보도 중요하지만 정책연대에 대한 조합원의 인식을 확장시키는 실천도
중요하다."
- 조합원 총투표로 정책연대 후보자를 선택한다 하더라도 그 후보자의 공약채택과 이행을 강제할 복안이
있나.
"조합원의 총의로 정책연대 후보가 선택되면 정책협약서를 공개적으로 체결하여 당선 이후 공약 준수를
강제할 것이다. 정책연대 후보가 당선되면 한국노총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결합하여 신정부 정책에 반드시 정책협약 사항을 포함시킬
것이다. 또 공약 이행을 관리, 감독해 나갈 것이다."
- 정책연대 후보와 대통령 당선자가 다를 경우는.
"이번 대선에서 정책연대 후보를 조합원의
손으로 직접 선택하게 함으로써 조직의 민주성과 투명성, 대중성이 확보될 것이다. 선거결과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조직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가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정책연대 후보가 결정되면 당선을 위해 전 조직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설 것이고, 반드시 당선시키겠다.
하지만 당락에 상관없이 조직적으로 최선을 다한다면 대선 정책연대 사업은 조직의 민주적 발전과 정치적 역량강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 비정규직법과 고용보험 외에 다른 현안이 있다면.
"조직역량 강화사업을 들 수 있다.
조직역량 강화는 대중운동 조직에겐 숙명과 같은 일상사업이다. 노동자의 힘은 바로 조직동원력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특히 금년에는 공무원
부문에 조직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법이 성안된 이후 많은 노조들이 만들어 졌지만 한국노총을 상급단체로 정한 곳이 별로 없다.
아직까지 공무원 부문에 대표성을 갖기에 역부족이다. 전체 노동계를 아우르는 상급단체로서의 책임을 다하자면 공무원 노조의 대표성 획득이
매우 중요하고 이를 위해 공무원 조직화 사업은 필연적 과제다.
올해 출범한 노사발전재단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드는 사업도
핵심과제 중 하나다. 무엇보다 재단이 안착을 위해 법·제도적인 정비와 함께 노사 주도의 사업개발을 마련해 가는 데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