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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 실무책자
월급떼먹고 문닫은 악덕기업주.. 고작 벌금 200만원이라니..
작성일 : 2001-12-05
조회수 : 959
‘98년 5월8일 30만원, 6월6일 30만원, 7월13일 30만원, 8월1일 15만원…….’
첫눈이 내린 3일 밤 늦은 시각. 경찰청 기자실을 찾은 40대 남자의 주머니속에서 나온 꼬깃꼬깃한 A4용지에는 그가 4년여동안 일한 익산의 한 보석가공업체에서 받은 임금내역이 상세히 담겨 있었다.
96년 첫달 1백7만원을 받았지만 불과 세달만에 월급날이라는 개념은 사라져가고 점차 부정기적으로 10만원, 20만원씩 사장이 용돈을 주듯 월급을 주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96년 6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못받은 임금은 모두 2천5백만원에 이른다. 마침내 사장은 공장 문을 닫았고, 밀린 임금에 대해 항의도 해보았지만 한결같이 ‘나중에 주겠다’는 대답뿐이었다.
고민 끝에 노동사무소에 신고하고 법적 대응에 나섰지만 신고했다는 이유로 오히려 ‘절대 줄 수 없다’며 협박하기에 이르렀다. 사장은 법원에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벌금 2백만원을 냈지만 재산을 부인명의로 변경해놓는 바람에 압류할 재산도 없었다.
강씨(45)는 “사장은 버젖이 다른 업체를 차리고 대표이사에 속칭 바지사장으로 인척을 앉히고 호의호식하고 있다”며 “노동사무소나 법원에서도 임금을 되찾을 마땅한 방법이 없다고 하는데 힘없는 우리들은 어떻게 해야하는가요…….”
노동자들의 임금을 체불한 일부 사업주들이 고의부도나 폐업을 한뒤 채무면탈을 위해 재산을 명의변경하는 수법으로 법망을 빠져나가 노동자들을 울리고 있다. 특히 이들 사업주는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법원에서 기껏해야 몇백만원의 벌금을 내는 경미한 처벌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임금체불과 관련, 노동자들이 법원에 제출하기 위해 도내 3개 지방노동사무소에 발급한 임금체불확인원은 전주 2백70건, 군산 3백93건 등 모두 9백여건이 넘어선 상태다.
실제로 지난 9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익산의 한 육가공업체에 다닌 이모씨(32·전주시 서신동) 역시 사업주가 처벌을 받고 재산압류 판결을 얻어냈지만 재산은 이미 빼돌려놓은 상태여서 아직도 1천만원에 이르는 월급을 받지 못했다.
노동사무소 근로감독과 관계자는 “임금체불과 관련, 법원 판결이후에는 재산을 돌려놓은 상태면 재산압류 등이 소용없다”며 “이를 악용하는 악덕사업주 때문에 생활고를 겪는 임금체불 노동자들이 적지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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