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이 최근 실무 및 고위급 회의를 통해 의견접근을 이룬 협상안에 대해 노동계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노사정위는 17일로 예정된 노사정 고위급 회의를 연기했다.
고위급 회의에선 그간 쟁점이 돼왔던 연월차휴가 통합에 따른 임금보전 방안에 대해선 의견접근을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
월차휴가를 폐지하는 대신 6개월 이상 근무자에게 10일 이상 휴가를 주고, 1년 근속할때마다 하루씩 가산하며 상한선은 20일로 하는 것이다. 6개월 미만 근무자는 1개월당 1.5일의 휴가를 주는 것도 포함됐다. 단 연차휴가가 상한선인 20일을 초과할 경우 임금보전 원칙을 법에 명시(경영계)하느냐 또는 금전보상(한국노총)으로 하느냐는 의견이 나뉜 상태다.
탄력근로제는 2007년에 1년 이내로 확대하고 연장근로는 한시적으로 상한선을 16시간으로 늘리되 4시간분에 대한 수당을 25%로 할증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접근을 이룬 것.
◇연기배경=당초 장영철 노사정위원장, 장재식 산자부 장관, 이남순 한국노총 위원장, 김창성 한국경총 회장 등은 17일 고위급 회의를 갖고 그간의 논의사항을 정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고위급 회의는 지난 16일 오후 한국노총의 요구로 취소됐다. 고위급 회의에 앞서 공개된 협상안에 대해 노동계의 반발이 큰 것으로 나타나자 내부 의견수렴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노총측의 반발도 고려됐다.
한국노총은 17일 산별대표자 간담회를 열어 그간의 협상 경과를 설명했으나 찬·반 양론이 벌어졌다.
유재섭 금속노련 위원장은 “월차를 폐지하고 연차휴가는 현행법을 유지하면서 임금보전을 법에 명시한다면 고려할 수 있다”고 전제, “하지만 탄력근로제 1년 단위 확대나 연장근로상한선을 16시간으로 늘리는 것은 절대 반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도 17일 성명을 발표, “노사정이 밀실에서 오고간 협상안대로 입법화되면 다수의 비정규 노동자를 희생시키고 소수 기득권 노동자만 혜택을 볼 것”이라며 “이해집단들의 나눠먹기식 합의로 가는 것을 용납하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망=고위급 회의가 연기됨에 따라 협상은 다시 수면 밑으로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이 22일부터 27일까지 국제자유노련 아태회의 참석차 외유를 떠남에 따라 노사정 고위급 회의가 당분간 열리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노총내에서는 주 5일 근무제 합의안 처리와 관련해 대의원대회나 중앙위원회를 여는 등 의결절차를 밟을지 아니면 산별대표자회의에서 처리할지 여부도 의견이 나눠져 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고위급 회의를 언제쯤 다시 열지 정하지 않았다”며 “이남순 위원장이 외유를 포기하던가 외유를 떠나기전 고위급 회의를 열지 않는 한 합의는 늦춰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노사정위원회 공익위원안에 반대해온 한국노총 제조연대는 오는 24~25일 임원·상근자 합동 세미나를 열고 주 5일 근무제와 관련한 최종입장을 정하기로 했다. 이 때 노사정이 마련한 협상안에 대해서도 논의키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노사정위원회나 노동부는 당분간 한국노총 등 노동계 내부 수렴과정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노동부 김원배 기획관리실장은 “이런 상황에서는 정부가 나설 수 없다”면서 “현재로선 시간을 두고 노동계의 의견수렴 과정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