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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조합 실무책자
【테마진단】근로시간 단축과 기업경쟁력
작성일 : 2001-01-06
조회수 : 1126
최근 들어 향후 우리경제의 위기감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런 상황에서 경영계에서는 기업경쟁력과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저해하는 노동관련 입법논의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최근 논의되고 있는 법정 근로시간의 단축,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 금지조항의 철회,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보호강화 등 일련의 논의가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역행 (逆行)하는 방향으로 추진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노사정은 지난 10월 23일 법정 근로시간을 주 40시간으로 단축하고, 이 를 연내에 국회에 제출한다는 데 합의했다.

그러나 경영계는 휴일 휴가 제도 등 7개 항목의 개정과 함께 일괄타결할 것을 주장하는 반면, 노동 계는 조건없는 조속한 법정근로시간의 단축을 주장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제 47조 정신에 의거하여 생활수준의 저하를 초 래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법정근로시간을 현행 주44시간에서 40시간으 로 단축할 경우, 시간당 임금율이 크게 높아지고 특히 현재 실(實) 근로 시간이 장시간인 사업체의 경우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48시간인 경우와 56시간인 경우 법정근로시간이 40 시간으로 단축된 경우의 파급효과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실근로시 간이 48시간이고 시간당 임금이 5천원이면 현재의 주당 임금은 44시간에 5천원을 곱하고 초과근로 4시간에 7천5백원(할증료가 50%이므로)을 곱하 면 주당 임금이 25만원이 된다.

이제 실근로시간이 40시간으로 단축되면 시간당 임금은 25만원/40=6, 250원으로, 전에 비해 25% 증가한다.

주당 실근로시간이 56시간인 경우 같은 방식으로 산정해보면 시간당 임금이 55%나 증가하게 된다.

1989년에 주당 근로시간을 44시간으로 단축했을 당시 입법과정에서 지불 능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소기업에 대한 보호가 쟁점으로 부각된 바 있 다.

그러나 앞의 예에서 보듯이 시간당 임금인상율에 미치는 효과는 현 재 실근로시간의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서 크게 좌우됨을 알 수 있다.

예 를 들어 24시간 기계를 풀가동해야하는 장치산업의 경우 임금인상 효과 가 매우 크게 나타난다.

법정근로시간의 단축을 찬성하는 측이 주장하는 논리는 우리나라의 경우 법정근로시간의 단축이라는 수단을 동원하지 않고서는 실근로시간이 줄 어들기 어려우며, 나아가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일자리 나누기 (job sha ring)’를 통해 고용창출이 기대된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대한상공회의소가 1400개 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법 정근로시간을 단축하더라도 실근로시간은 변화가 없고 기업의 인건비 부 담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아가 법정근로시간의 단축으로 시간당 임금 율이 인상되면, 생산이 줄어드는 ’규모효과’와 노동보다는 기계를 선호하는 ’대체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며 실업자와 취업자의 기능분 포가 다르기 때문에 , 일자리 창출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선진국의 경험이다.

그동안 각종 언론매체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은 법정근로시간 의 단축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조사대상자 중 경 영진 보다는 평종업원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음을 감안할 때 사전적 (事 前的)으로 예견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양대학교 서해경제연구소에서 경제·경영학자, 언론인 등 경제분야 오피니언 리더 400명을 대상으로 1999년 5월에 조사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66.7%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시간 단축을 찬성하는 전문가들도 89.3%가 임금 삭감을 전제로 조 건부로 찬성하고 있다.

즉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한 조사와 전문가 집단 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큰 괴리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거시경제적 측면 에서 보면 근로시간의 단축에 보다 신중해야함을 뜻한다.

법정근로시간 단축으로 인건비가 상승하고 생산이 위축됨으로써 코스트 푸시(cost-push) 인플레이션이 유발되고 국제경쟁력이 저하되는 부정적 파급효과를 사전에 예방하는 정책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또한 선진국 의 경우 법정 주40시간 도입 이전에 대부분의 국가가 이미 실근로시간이 40시간 미만 또는 이에 근접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 개혁 중 상대적으로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는 것은 기업의 구조조정이며, 이러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기업들은 많은 어 려움을 겪고 있고 감원(減員)이 불가피할 것이다.

또한 올해의 경우 기 업경영을 둘러싼 대내외 경제여건이 작년보다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시점에서 기업 구조조정의 성공적 추진, 민간부문에서의 고용창 출, 그리고 외국자본의 유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업 하기 좋은 여건’을 구축하는데 정책의 최우선점이 두어져야 할 것이다.

노동개혁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일경제신문(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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