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8년 1월 `사회적 합의기구'를 표방하며 출범했던 노사정위원회(위원장 장영철)가 올해 3년째로 접어들었다.
노사정위는 그간 “노동시장 유연화와 신자유주의 정책을 합법화시키는 기구”, “노사정 대화를 통한 대타협 모색”이라는 엇갈린 평가를 받아왔다. 한국노총은 수차례 논의중단과 복귀를 거듭했고 민주노총은 지난 98년 12월 탈퇴선언을 한 이후 아예 노사정위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합의사항을 이행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집행력이 없어 논의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불신이 노 동계에 팽배하다.
민주노총 손낙구 교선실장은 “최근 은행노조의 파업에서도 나타났듯이 노사정위의 합의 사항이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는데 노동계가 들러리를 설 필요는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올해도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에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공기업노 조 관계자도 “노사정위는 정부의 일방적구조조정을 합리화시키는 기구”라고 폄하했다.
이같이 노사정위에 대한 노동계의 `불신'은 상당하다. 따라서 올해 노사정위가 지난해와 같은 `파행운영'을 겪지 않으려면 각 특별위원회와 소위원회, 상무위원회, 본위원회 등에서 `내실있는 논의'가 이뤄져야 하고 합의된 사항은 반드시 이행된다는 `믿음'을 노동계에 줘 야 한다.
특히 장관급으로 구성된 정부측 위원들의 성실한 회의참여는 필수적이다. 한국노총 관계 자는 “장관이 회의에 아랫사람을 대신 참석시키고 회의 때마다 입장이 달라지는 데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계는 노사정위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오는 1월18일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노사정위 복귀문제가 쟁점 화할 가능성이 높다. 재경부나 금감위, 기획예산처 등 정부 핵심부처 장관들과 직접 얘기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또한 노동계의 입장에서는 노동시간단축이나 노조전임자임금, 복수노조 교섭창구 등 제도 개선 관련문제에 대한 논의도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해 11월 논의중단을 선언했던 한국노총 이 한 달 만에 노사정위에 복귀한 것도 `협상공간'을 요구하는 산하조직의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한국노총 이정식 대외협력본부장은 “한국노총은 노사정위 논의와 투쟁을 병행하는 양면 전술을 구사할 것”이라며 “노조전임자임금이나 복수노조 교섭창구 등 몇가지 노동현안은 올해 초 노사정위에서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노사정위 안영수 상임위원은 “노동계가 노사정위를 불신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정부정책에 대해 노동계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노사정위 의 논의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노사정위에서 합의된 사항은 반드시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민주노총이 하루빨리 노사정위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